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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사 후 첫 총파업 눈앞…파장은 '제한적'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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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산업

    삼성전자, 창사 후 첫 총파업 눈앞…파장은 '제한적'일 듯

    핵심요약

    '삼성전자 최대 노조' 전삼노, 다음주 3일간 총파업 선언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앞 찬물…파운드리 포럼 전후 파업
    총파업 선언하며 노조원 2.8만명 중 기본인상률 거부한 3%만 월급 더 요구
    앞선 연가 투쟁 결과 감안하면 파업 따른 생산차질 제한적 전망

    연합뉴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창립 55년만에 첫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실제 파업 규모와 이에 따를 생산 차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삼노 조합원은 삼성전자 전체 직원의 22%에 달하고, 이들 중 다수가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 소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파업이 현실화 될 경우 그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수의 강경 조합원의 의견이 과대 대표 되며 전삼노가 총파업을 선택했다는 시각도 있어 실제 총파업에 참여할 조합원이 얼마나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協 임금인상률 거부'855명 조합원에 더 높은 인상률 적용"

    연합뉴스
    2일 업계에 따르면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여온 전삼노는 전날 협상 결렬을 공식화하며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임금 무노동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8~10일 사흘간 파업에 나서며 경기 화성사업장에서 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삼노 손우목 위원장은 1일 유튜브로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첫번째 요구사항으로 "기본인상률을 거부한 855명 조합원에게 보다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서 임금 조정 협의를 진행, 올해 임금인상률을 평균 5.1%로 정했는데, 전삼노 조합원 중 855명은 이런 임금인상률을 거부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전삼노에 조합비를 내는 조합원은 2만8397명인데 노조가 이들 중 3%에 대해 더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전삼노는 이와 함께 △OPI(초과이익성과급) 기준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등도 요구했다.

    이를 두고 노조 내부에서도 "855명만 연봉을 인상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편 나누기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는 총파업 선언 이후 공개한 총파업 선언문에서는 '기본인상률을 거부한 855명 포함 전 조합원에게 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을 적용하라'고 했지만 조합원 중 일부, 또는 임직원 중 조합원에게만 더 높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사측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에 대해 "기본임금인상률을 거부한 사람들, 노조에 가입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 다른 혜택을 줘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전체 조직이나 조합원들의 이익이 아니라 일부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과잉 대표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노조, 창립 후 첫 총파업…생산 차질 규모는

    삼성전자 제공
    전삼노가 사흘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참여 조합원의 규모와 그에 따른 생산차질 여부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삼노는 삼성전자 재 5개 노조 중 최대 규모 노조로 조합원은 2만8397명, 삼성전자 직원수(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2만4804명)의 22%에 달한다. 전삼노는 DS부문 직원들을 주축으로 만들어졌는데 앞서 삼성전자가 DS부문은 반도체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OPI 지급률을 0%로 책정한 뒤 DS부문을 중심으로 조합원 수가 급증하기도 한 상황을 감안하면 총파업 규모에 따라 DS부문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DS부문 전체 직원수는 7만4053명(지난해 12월 31일 기준)이다.

    다만 앞서 있었던 연가 투쟁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총파업에 참여할 조합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삼노는 지난 5월 29일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파업을 선언 이후 조합원들에게 '6월 7일 연차 소진'을 독려했다. 노사 양측 모두 연차 소진 조합원 수와 직원 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현충일 징검다리 연휴와 비교하면 연차 사용률이 오히려 낮았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총파업도 대규모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집행부가 총파업 선언문을 올리면서 수정하기는 했지만 이번 총파업이 소수의 강경 조합원에 따른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오는 8월로 마무리되는 상황도 전삼노에게는 부담이다. 대표교섭노조 지위가 사라지면 전삼노가 확보한 파업권도 사라진다.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전 총파업 선언, 실행은 파운드리 포럼 전후

    삼성전자 제공
    생산차질 등 실질적인 피해와 무관하게 전삼노의 파업 선언은 삼성전자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각 증권사 실적 전망치 평균)는 매출 73조7160억원, 영업이익 8조2288억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85%, 영업이익은 무려 1130.85% 늘어난 수치다.

    다만 2022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77조2천억원)과 영업이익(14조1천억원) 모두 낮은 수준이어서 반도체 경기가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불거진 노조의 총파업 소식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반도체 업계의 '실적 풍향계'로 꼽히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회계연도 3분기 월가가 전망한 매출(66억7천만달러)와 주당 순이익(0.51달러)를 상회한 68억1천만달러(우리돈 9조4965억원)의 매출과 주당 0.62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실적 발표이후 뉴욕 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마이크론의 실적이 월가 일각의 전망치보다 낮다는 이유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삼성전자 역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 등은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또 다른 불안 요인도 상존한다. AI 반도체의 핵심부품으로 꼽히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삼성 제품이 업계 '큰 손'으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인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고, 3나노미터 2세대 공정 수율(전체 제품 중 양품 비율)도 1위 사업자인 TSMC(60~70%)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진 점 등도 과제로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 행사를 열고 AI 반도체 전략과 공정 개선방안 등을 공개할 방침인데 노조는 포럼을 전후한 8일부터 10일까지 총파업 농성에 나선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반도체 수장을 원포인트 인사로 교체할만큼 삼성전자 내부의 위기감이 큰 상황"이라며 "어렵게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데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움직임이 시장 회복세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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